내 생각의 불똥

겨울비 3

정순택 2020. 1. 9. 11:44

 

겨울비 3

 

밤새워 부스럭대는 소리에

창문 열고 내다보니

봄비처럼 내리는 겨울비가

단풍나무 가느다란 가지 끝에서

냅다 곤두박질하며 흐른다

말간 가지 반들반들 생기 돋으니

봄 아직 한참 멀었는데 

철없는 여린 잎새 고개 내밀라.. 

 

도드락 도드락 빗방울 소리

퍼얼펄 하얗게 올 것이

쉬지도 않고 두런두런 해쌌더니

골목 길 반들반들 단장했구나

어느 님 오시길래...?!

누구도 아직 나서는 이 없으면

모른척 그 말끔한 새 길

가슴 펴고 뻐기며 한번 가볼까나?!

 

하루 종일 겨울비 오시는 날

뿌예진 하늘은 침침하고 

먼 산은 지워지고 가려져 사라졌다

마음까지 눅눅음산하여

생각은 흥건히 맨 바닥에 퍼졌으니

아뿔싸, 이를 어쩐다?!

이참에 밀렸던 안부전화 해보자

반가워 그도 살짝 들뜨지 않을까?!

 

2020/01/07 火

♡牛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