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의 불똥
바라는 거 - 01
정순택
2018. 3. 18. 13:01
바라는 거-01
평소보다 한십분 일찍 나간다는 게
평소보다 늦어져 경보 선수처럼 달려
가까스로 평소처럼 지하철로 나간다
출근 시간 피한 거라 기차는 한가하다
평소처럼 경로석에 끼어 앉아 간다
난방 덕에 궁뎅이가 뜨듯해 편안하다
창밖 야산에 잔설이 하얗게 지나간다
야산이 지나가더니 까만 암흑이 왔다
한참 뒤 막대같은 아파트 줄지어 간다
잠시 뒤 굴속으로 영 들어갔나 보다
앞에 앉은 할마시 어디가 가려운지
그렇쟎아도 이쁘잖은 늙어 빠진 얼굴
잔뜩 찌푸리며 비틀어 등어리 긁더니
뒤적뒤적 커다락잖은 손가방 뒤진다
드디어 전화기 꺼내서는
그렇잖아도 이쁘잖은 눈 잔뜩 찌프리고
손가락 하나로 번호를 연신 찍어댄다
예상대로 이쁘잖은 목소리로 떠든다
무료한 옆 할배 엷게 바튼기침 해댄다
늦은 아침 전철 안 풍경이다
2018/01/02
♡牛步